마지막 여름 보양식의 기억

보신탕, 이제 역사가 되다

2026년 여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유난히 길고 무덥게만 느껴지던 한여름의 햇살도 이제 조금씩 힘을 잃어 가는데요. 그런데 올해 여름은 유독 남다른 감회가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에서 보신탕을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마지막 여름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2027년 2월,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전면 시행되면 보신탕집에서 개고기로 끓인 국물을 맛보는 일은 더 이상 어려워집니다. 수십 년 동안 여름이면 우리 땀 흘린 몸을 보양해 주던 익숙한 국물맛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지요. 이번 글에서는 이 법이 왜 생겼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또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이 깊어지는 보신탕집 사장님들의 속마음은 어떤지 자세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도 조금 곁들여서요.

사실 저는 이번 법이 있기 전까지 ‘보신탕’ 하면 그저 어머니가 여름철 진땀 흘리며 끓여주시던 뼈째로 우려낸 묵은지를 떠올렸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도 여름 방학만 되면 시골 외가에서 친척 어른들과 함께 보신탕 집을 자주 갔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 진한 국물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골에는 저희를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 대신 반려견이 먼저 얼굴을 내미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말 세상이라는 게 크게 변했다는 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의 이해

2024년 8월에 제정되어 이미 시행 중인 법이지만, 실질적인 단속은 이제부터가 관건입니다. 핵심은 2027년 2월 7일부터입니다. 이날부터는 개를 도살하거나 사육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당에서 조리하여 판매하는 모든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됩니다. 대상이 되는 업주분들은 가게에 개고기 메뉴를 놓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되는 것이죠. 다만, 그동안 성실히 영업해 온 사업주분들의 생계를 고려해 정부는 일정 기준의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아래 도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분지원 내용
전업 지원메뉴를 양념치킨, 오리백숙 등 다른 메뉴로 바꿀 경우 250만 원
폐업 지원폐업을 선택할 경우 모든 소상공인에게 공통으로 지급되는 600만 원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분통 그 자체입니다. 한 포털 뉴스 기사를 통해 본 기억으로, 경기 북부에서 30년째 보신탕 집을 운영하고 계신 김 모(64) 씨는 “장사하면서 꼬박꼬박 낸 세금이 얼마인데, 수리비도 안 되는 돈을 주면서 이걸로 하라는 게 너무 서운하다.”고 토로하셨습니다. 실제로 식당 주방 시설을 새로 개조하려면 수천만 원이 훌륭히 넘어가기 마련인데, 200만 원대의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보양식의 자리

과연 우리 사회에서 전통 사찰음식, 그리고 한식의 자리를 지켜온 국물 문화가 이렇게 사라져도 되는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사회 전반에 퍼진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개 식용을 반대하는 거대한 흐름이 틀렸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신탕’이라는 음식이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먹던 하나의 음식이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며칠 전, 지난주 금요일에 말이죠. 지친 일상에 지친 몸을 이끌고 회사 근처에 있는 보신탕 골목을 찾았습니다. 원래도 사람이 많은 곳이지만, 이제는 두고 두고 먹지 못할까 봐 그리움이 묻은 듯(?)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위에 보이던 삼계탕 집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저도 이제는 젊은 사람들과 대화가 통하려면 이 맛을 꼭 기억해 두라고 하려고 그긴 한데, 역시 안주인 어머니의 말들이 떠오르면서 뭔가 괜히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여름

올해 초복과 중복, 말복은 보신탕 집 사장님들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짧게는 십 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정성으로 우려낸 그 국물을 이제는 옛날이야기로나 전해질까요. 마침 옆자리에서 막걸리를 드시던 어르신께서 “얼굴 아는 사람이 오히려 속상하지” 하시며 건네주신 소주 한 잔에는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애환이 절절하게 느껴졌습니다.

달라지는 풍경들

이미 보신탕 집으로 유명했던 상권들은 발 빠르게 업종 전환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남대문 시장 주변의 몇몇 노포들 중에서는 이미 개업 초기부터 닭 볶음탕이나 오리 백숙집으로 간판을 갈아 끼우고, 푸줏간 출신이 아니라며 주인이 달라진 곳도 꽤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충북 청주시는 지난달에 보신탕 집들 사이에 반려견과 함께 오갈 수 있는 ‘함께 걷는 축제’라는 행사를 주최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민은 “예전에는 보신탕집 골목이라 하면 지나가다 고개를 돌렸는데, 이제는 개를 산책시키는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옳다, 옳지 않다를 떠나,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과 공존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법으로 강제하기 전에,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의 삶과 선택을 존중하는 눈빛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가을부터는 새 단장에 성공한 식당에는 그간 고생한 업주분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필 수 있기를, 그리고 새롭게 문을 여는 가게에서 또 다른 보양식 문화가 이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남은 사람들과의 기억

요즘 지인들과 만나면 ‘마지막 여름’이라는 단어에 다들 ‘맞아, 이게 마지막이지’ 하며 웃지만, 그 웃음 뒤에는 시니컬함이 배어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모여 서로를 챙기며 힘들 때 고생했다고 토닥여 주시던 분들이었을 텐데, 이제는 그 모든 기억이 종지부를 찍게 되었으니까요. 어쩌면 이것도 자연스러운 이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덥다고만 생각했던 여름이 어느새 그리워지고, 곁에 있을 때 잘하지 그랬나요? 저는 단순히 보신탕이라는 음식을 떠나서, 그 시절의 추억과 정이 함께 사라져 가는 듯해 왠지 모를 서글픔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마지막 여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법으로 금지되었다고 해서 과거의 시간이 무색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보다는 우리 시대의 삶이 좀 더 성숙해졌고, 더불어 사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세상의 마지막 여름밤, 후회 없는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정보

내년 2월 시행되는 법의 시행령 개정안은 대부분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라 크게 바뀔 것은 없어 보입니다. 법이 시행된 직후에는 주먹구구식 진행으로 인한 혼선이 예상되지만, 추후에 보완될 예정입니다. 정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여 운영하는 사이트가 마련되면 안내를 도와드리곤 하니, 개 사육 농가나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씩 정부 부처 공문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링크에서 자세한 법률 유예기간과 신고 센터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무리

미래를 위한 다짐

수많은 갈등과 논란을 뒤로하고, 이제 한반도의 보신탕은 공식적인 금지법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번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라는 큰 변화를 눈 앞에 두면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 없는 혐오 발언은 사라지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너그러움이 우리에게 필요해 보입니다.

새로 쓰여질 역사

많은 이들이 이별을 슬퍼하지만, 내일은 반드시 오기 마련입니다. 저는 앞으로 달라질 대한민국의 모습이 기대도 됩니다. 동물과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그들이 더 이상 노동착취의 대상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으로서 당당히 보호받는 그런 사회가 말이지요. 그 변화의 시작이 바로 ‘이제 시작되는 거야’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긴 시간 함께해 준 전통의 자리에 냉정한 평가가 따르는 그런 아쉬움이 남는 여름입니다.

FAQ

Q: 몰래 남은 고기로 국을 끓여다가, 경찰에 출신이 들키면 영업 정지 말고는 방법이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개 식용 특별법을 위반 시에는 영업 정지가 기본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1차 1천만 원, 2차, 3차로 그 액수가 수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처해 질 수 있는 중대한 불법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개 농장주 지원금이 식당보다 많다고 하던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건가요?
A: 개 사육 시설은 개체 수와 시설 규모를 인정받아 50만 원 단위에서 농가당 최대 수천만 원까지 지원이 되지만, 식당은 업종 전환에 대한 아이디어와 리모델링 비용을 최소한으로 잡아 전 직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소상공인 지원금 수준으로 지급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식당들은 박탈감을 느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Q: 2월 이후에도 손님들이 개고기를 원하시고, 보신탕 집 마당에 몰래 기르던 닭을 도축해서 시장에 내놓는다면 가능한가요?
A: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닭, 오리와 같은 가축은 관련 부처의 위생 기준에 맞춰 시설을 갖추고 도축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사유지라고 할지라도 식용 목적의 도살 혹은 유사한 행위를 한 번이라도 적발될 경우, 무허가 축산물 가공, 유통 행위로 적발되어 조건 없이 시설물은 폐쇄되고 상당한 금액의 벌금형을 피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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