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사퇴 후 축구협회장 선거 전망

축구협회 회장 선거, 왜 계속 논란인가

며칠 전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갑자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었다. 12년 넘게 협회를 독주해온 그가 팬들의 비난이 빗발칠 때도 전혀 신경 쓰지 않던 눈치였는데, 이번 결정은 뜬금없으면서도 필연적으로 다가왔다. 문득 정부의 국가정상화 과제 중 하나인 ‘대한축구협회 혁신’이 떠올랐다. 거기엔 현행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고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하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도 그 압박이 컸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A매치 경기장은 텅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팬들이 등을 돌리자 협회 수입도 악화일로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경기장에서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무관심으로 바뀌었다. 침묵의 월드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제라도 정몽규 회장이 물러난다면, 한국 축구 행정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까? 핵심은 누가 다음 회장이 되느냐보다 선거 방식 자체에 달려 있다.

현재 축구협회 회장 선거 방식의 실체

구분내용
선출 방식선거인단 간선제
선거인단 구성시도축구협회 회장, 연맹 대표,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83명
최근 선거 결과정몽규 156표(85.2%) vs 허정무 13표, 신문선 11표
문제점외부 여론 반영 어렵고, 기득권 구조 고착화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가 아니다. 협회 규정에 따라 구성된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 선거인단에는 시도축구협회 회장 17명을 포함해 각종 연맹, 선수, 지도자, 심판 대표 등 183명이 포함된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지난 선거에서 정몽규 회장은 156표(85.2%)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반면 축구계 내부에서도 개혁을 외친 허정무 전 감독과 신문선 교수는 각각 13표, 11표에 그쳤다. 팬들의 70~80%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부정적이고 회장 교체를 원했지만, 선거 결과는 정반대였다. 선거인단 구조가 그대로인 한, 아무리 여론이 바뀌어도 협회장은 바뀌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이 선거인단 중 34명은 당연직이고 나머지 160명은 추첨으로 선정되는데, 이 추첨 과정 자체가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시도축구협회 회장들은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추첨에 참여하는 대의원들도 이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정몽규 회장이 사퇴하더라도, 기존 선거인단이 그가 지목한 후임을 밀어주면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월드컵 참관단 명단을 보면 19명 중 13명이 시도축구협회 회장과 임원이다. 정몽규 회장에게 표를 던진 일등공신들이 월드컵 관광을 가는 셈이다. 이런 구조는 앞으로도 바뀌기 어려워 보인다.

유력 후보 두 갈래, 현실과 괴리

현재 축구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후보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축구인 출신 실무형, 다른 하나는 대기업이나 정치권 출신의 자금·외교형이다. 팬들은 당연히 전자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 선거인단 구조에서는 후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축구인 출신 후보들의 명암

  • 박지성: 팬들이 가장 열망하는 카드다. 유럽 선진 축구 시스템을 직접 경험했고, 행정가로서의 공부도 꾸준히 해왔다. 다만, 본인이 회장직이라는 거대한 행정 수장 자리를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 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오랜 기간 협회 전무이사를 맡으며 행정 능력을 검증받았다. 하지만 최근 감독 선임 과정 논란과 정몽규 체제와의 연관성 때문에 여론의 반발이 크다. 선거인단이 그를 밀면 결국 ‘대표팀 감독이 협회장까지 겸하는’ 꼴이 될 수 있다.
  •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를 지내며 경영 능력을 증명했고, 소신 발언으로 팬들의 지지가 두텁다. 하지만 선거인단 내 입지는 약한 편이다.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허정무(13표)와 신문선(11표)도 축구인 출신이지만, 낮은 득표율이 말해주듯 선거인단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팬들의 열망과 내부 표심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기업인·거물급 후보의 현실론

대한축구협회는 한 해 예산이 1,000억 원이 넘는 거대 조직이다.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굵직한 재정 과제가 남아 있어 자금 동원력과 정·재계 네트워크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삼성, SK, 한화 등 스포츠 인프라에 투자해온 대기업 출신이나, 문화체육관광부 등 체육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FIFA는 정치적 간섭 금지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기 때문에 전면에 나서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결국 누가 후보로 나오든, 선거인단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된다. 팬들이 원하는 박지성이나 이영표가 출마하더라도, 선거인단이 그들을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 반대로 정몽규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인물이 나온다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선거인단 투표 과정과 후보 분석 이미지

앞으로도 비관적인 이유와 개혁의 방향

정몽규 회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한국 축구 행정이 갑자기 투명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선거인단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장 선거 직선제’ 도입이 오래전부터 논의됐지만, 기존 대의원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정몽규 회장이 월드컵 직전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도, 어쩌면 직선제 압박을 피하고 자신이 원하는 후계자를 세우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축구협회의 부당하고 위법한 행정 절차 27건이 적발됐고,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행정소송으로 맞섰고, 결국 사퇴라는 형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징계가 별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선거인단 구성원 대부분이 이런 비위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왔다는 점이다.

내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현장에서 느꼈던 점은, ‘축구 행정이 선수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가’였다. 당시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지만, 협회 내부의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금의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도, 정몽규 회장 사퇴도, 결국은 협회 운영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팬들은 단순히 ‘누가 회장이 되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회장을 뽑느냐’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책 제안: 선거인단 확대와 직선제 도입

  • 선거인단 구성 다양화: 현재의 시도축구협회·연맹 중심에서 여자축구, 유소년, 생활축구, 팬 대표, 독립 전문가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 감독 선임 과정 투명 공개: 후보군 선정 기준, 기술위원회 평가 항목, 최종 결정 사유를 단계별로 공개해야 한다. 사후 보고서 형태라도 좋다.
  • 회장 평가 및 연임 제한: 임기 중간 평가를 정례화하고, 일정 기간 이상 재임할 경우 더 강한 검증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 예산·감사 정보 공개: 협회 예산 집행과 외부 감사 보고서를 일반 팬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여러 차례 논의된 개혁안이지만,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고 있다. 과연 정몽규 회장의 사퇴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정몽규 2세’ 체제가 등장할까? 팬들의 관심과 압박이 지속되지 않으면 변화는 요원하다.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홍명보 감독이나 정몽규 회장에게 면죄부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 성적과 행정은 별개의 문제다. 진정한 개혁은 눈앞의 승리보다 시스템의 투명성에서 시작된다.

관련 내용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정몽규 회장은 왜 월드컵 이후에 사퇴한다고 하나요?
대회 직전 사퇴하면 대표팀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자신이 원하는 후계자를 세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한 직선제 도입 압박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Q2. 다음 회장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현재로선 선거인단 표심을 고려할 때 정몽규 회장이 지지하는 인물이 유력합니다. 축구인 출신으로는 홍명보 감독이 거론되지만, 여론 반발이 변수입니다. 박지성이나 이영표는 팬들의 지지가 높지만 선거인단 내 입지가 약합니다.

Q3. 축구협회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꿀 가능성은?
현재 정부와 여론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선거인단 구성원 대부분이 현행 간선제를 선호합니다. FIFA의 정치적 간섭 금지 원칙도 걸림돌입니다. 단기간 내 직선제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Q4. 팬들은 어떻게 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나요?
경기장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꾸준히 SNS와 청원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협회의 예산 집행 내역을 요구하는 등 시민 감시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직선제를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5. 홍명보 감독이 회장까지 겸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감독과 협회장을 겸하면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견제 장치가 사라집니다. 대표팀 운영의 투명성이 더욱 떨어지고, 선수 선발이나 예산 배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대부분의 축구 선진국에서는 이런 구조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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