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둘이 한라산 백록담 오르기 후기

서론: 최악의 컨디션으로 도전한 남자 둘의 한라산

2024년 연말, 갑자기 아내가 마일리지로 제주도 표를 주면서 시작된 여행이었다. 원래는 혼자 한라산을 오르려고 했지만, 친구 형태가 하루 연차를 내고 합류하면서 남자 둘이 제주도 여행이 되었다. 문제는 출발 전부터 몸살 기운이 심했다. 수요일부터 시작된 목감기가 악화되어 기침과 발열까지 동반된 상태였다. 약을 지었지만 쉽게 낫지 않았고, 취소할 수도 없어서 그냥 출발했다. 기침이 나오는 대로 마스크를 쓰고, 따뜻한 물을 챙겨 마시며 컨디션을 회복하려 했지만 사실상 가장 심할 때 제주도에 도착한 셈이다.

김포공항에서 출발 지연까지 겹치며 불안한 시작이었지만, 제주도에 도착해 미리 와 있던 형태와 렌터카 업체에서 만났다. 사전에 예약한 덕분에 차량 인수는 빠르고 편리했다. 셔틀버스도 15분 간격이라 기다림 없이 이동했고, 차량 상태는 신차 수준으로 깔끔했다. 특히 금연 차량이라 냄새가 없어 쾌적했다. 이 차로 2박 3일 내내 다닐 생각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본론: 환자 둘이 오른 백록담 등반기

1. 등반 전날: 준비와 불안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기 위해 검색한 맛집 ‘낭쿰낭쿰’의 갈비낙지전골은 가격 대비 실망스러웠지만, 근처 마트에서 딸기, 컵밥, 라면, 맥주 등을 사서 산행 준비를 마쳤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맥주는 아주 조금만 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 4시 기상, 5시 출발을 목표로 했지만 전자레인지가 없는 숙소라 아침 식사 준비에 애를 먹었다. 결국 물을 끓여 보온병에 담고 컵밥을 데워 먹었다. 몸은 여전히 무겁고 기침이 끊이지 않았다.

2.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눈과 싸우며 오르다

성판악 탐방로 입구에 도착하니 아직 여명 전이라 후레쉬가 필요했다. 입장권은 미리 예약해 출력했고, 등반 인증서를 받기 위해 정상에서 위치 인증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5시 30분, 드디어 출발. 성판악에서는 아무것도 팔지 않아 김밥도 못 샀다. 거리는 9.7km. 평소라면 3시간 반~4시간이면 오를 코스지만, 나는 감기 몸살에 형태는 발가락 치료 중이라 걱정이 앞섰다.

속밭대피소까지는 비교적 평탄했지만, 땀이 나고 숨이 찼다. 날이 밝아오면서 속밭대피소에 도착했을 때 해가 떠올랐다. 하지만 일출을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사라오름 입구부터는 쌓인 눈이 길을 덮고 있었다. 아이젠을 차지 않으면 걷기 힘들 정도였는데, 형태는 한 짝만 가져와서 버티며 올라갔다. 올라갈수록 눈은 더 많아져서 1m가 넘게 쌓인 구간도 있었다. 중간중간 크레바스처럼 패인 곳도 보였다.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했을 때 관음사 방향은 눈사태 위험으로 폐쇄되어 있었다. 결국 온 길을 되돌아 원점 회귀해야 했다.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체력이 바닥났다.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다 보니 코피까지 났고,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형태도 발이 아프지만 나를 먼저 챙겼다. 마지막 계단 쉼터에서 간식을 먹고 간신히 정상석이 있는 데크 계단을 올랐다. 10시 정각, 정상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이었다. 그런데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백록담이 완벽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었다. 영실 코스로 올랐을 때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라 정말 행운이었다. 줄을 서서 인증 사진을 찍고, 라면과 커피로 허기를 달랬다. 해발 1,950m에서 먹는 라면은 꿀맛이었다.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을 배경으로 찍은 두 남자의 사진

54일 만에 열린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황홀했다. 하지만 하산은 또 다른 고행이었다.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계곡 물이 흐르고, 진흙이 많아져 조심히 걸어야 했다. 오후 2시, 성판악에 도착해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고 등반 인증서까지 받았다. 인증서는 정상 사진을 예약 사이트에 올리고 1,000원을 내면 출력된다. 형태와 함께 인증샷을 남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3. 저녁과 다음날: 회복과 소소한 즐거움

저녁은 검색해둔 두루치기 맛집 ‘용이식당’을 찾았다. 로컬 맛집이라 손님이 계속 밀려들었고, 음식은 무한리필이었다. 술은 옆 슈퍼에서 사 와서 마셔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맛과 가성비는 최고였다. 숙소로 돌아와 해변가에서 맥주 한잔 하며 천혜향을 맛봤다. 다음날 아침, 방이 오션뷰인 것을 깨달았다. 늦게까지 자느라 몰랐지만.

둘째 날 일정은 형태 추천으로 소천지와 비자림숲, 함덕해수욕장을 갔다. 소천지는 동백두산 천지를 축소한 듯한 작은 호수로 한적하고 예뻤다. 비자림숲에서는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40분 동안 산책했다. 800년 넘은 비자나무도 보고, 피톤치드 대신 테르펜 성분이 나온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점심으로 표선해수욕장 근처에서 제주 내장탕을 먹었다. 함덕해수욕장에서는 ‘델몬도’ 카페에서 빵과 라떼를 즐기며 바다를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동문시장에서 오메기떡을 사고, 형태는 일정을 마치고 먼저 떠났다. 고생한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에는 거문오름에도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결론: 남자 둘이라서 더 특별했던 제주 여행

최악의 컨디션으로 시작했지만, 백록담의 청명한 하늘과 눈 덮인 산길, 함께한 친구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남자 둘이 여행하면 불편한 점도 있지만,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며 오히려 더 끈끈해지는 시간이었다. 한라산 등반에 필요한 준비물(아이젠, 보온병, 컵밥, 여벌 옷)과 인증서 발급 방법 등을 미리 숙지하면 훨씬 수월하다. 특히 겨울철 등반 시 아이젠은 필수다.

다음 제주 여행 때는 이번에 못 간 거문오름과 사라오름을 꼭 등반할 계획이다. 또한 렌터카는 빌리고 제주렌터카처럼 정비동이 있고 차량이 깨끗한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남자 둘이라면 굳이 호텔보다는 가성비 좋은 게스트하우스나 오션뷰 펜션도 추천한다. 이번 후기가 다른 남자들 여행 계획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자주 묻는 질문 (FAQ)

  1. 한라산 등반 인증서는 어떻게 받나요?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한라산 예약 사이트에 업로드하면 인증번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산 후 성판악 또는 영실 매표소에 있는 키오스크에 인증번호를 입력하고 1,000원을 내면 인증서가 출력됩니다.
  2. 겨울에 한라산 오를 때 필수 장비는 무엇인가요?
    아이젤(체인 형태도 괜찮음), 방수 기능이 있는 등산화, 보온병, 간단한 식량(컵밥, 컵라면), 여벌의 옷과 장갑, 모자가 필요합니다. 특히 눈이 많을 때는 스패츠나 각반도 추천합니다.
  3. 남자 둘이 제주도 여행하기 좋은 숙소는?
    가성비를 원한다면 강릉 파인시티호텔 같은 트윈베드 호텔이 좋습니다. 바다 뷰를 원한다면 서귀포 쪽 오션뷰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도 괜찮습니다. 커먼스테이 같은 깔끔한 숙소도 좋아요.
  4. 제주도 렌터카는 어디가 좋을까요?
    빌리고 제주렌터카는 공항 셔틀, 정비동 보유, 금연 차량이라 깨끗하고 믿을 만합니다. 인수장도 공항에서 3분 거리로 가깝고, 키오스크로 빠르게 배차받을 수 있습니다.
  5. 한라산 등반 후 회복을 위한 팁이 있나요?
    하산 후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두루치기와 내장탕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칭도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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