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으로 부는 바람이 야속하게만 느껴지는 계절이 왔습니다. 여전히 낮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고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 가을 김장을 준비해야 할 때니까요. 특히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에 접어들면 안 그래도 바쁜 여름 텃밭이 가장 분주해집니다. 바로 배추 모종을 심기 위해서인데요. 아직 늦더위에 고생하는 모종을 보면 마음이 아픈 것도 사실이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겨울 식탁의 든든한 지원군인 김장김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저처럼 늦은 여름 불볕더위와 씨름하면서도 풍성한 수확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8월 말에 심는 배추 모종의 모든 것을 준비했습니다. 흙 고르는 법부터 심는 깊이, 그리고 물 주는 법까지 차근차근 하나씩 살펴보며 올해는 반드시 성공적인 김장 준비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목차
가장 먼저, 8월 배추 모종 심는 시기와 지역별 일정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이라 한여름의 늦더위가 온전히 수그러지지 않은 시기에 심어야 해서 마음이 더 조급해집니다. 지역마다 일조량과 기온이 조금씩 달라서 날짜를 단정 지어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기준은 어느 정도 확실합니다. 제가 김장농사를 시작한 지난 수년간의 경험을 비롯해 안정적인 수확을 위한 가장 최선의 시기를 정리해 보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 지역 구분 | 모종 심는 시기 | 파종(육모) 시기 |
|---|---|---|
| 중부지방 | 8월 하순 ~ 9월 초순 | 7월 하순 ~ 8월 초순 |
| 남부지방 | 9월 초순 ~ 9월 중순 | 8월 상순 ~ 8월 중순 |
| 강원 고랭지 | 8월 중순 ~ 8월 하순 | 7월 중순 ~ 7월 하순 |
남부지방은 중부지방에 비해 겨울철 기온이 높은 편이라 조금 늦게 심어도 수확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추는 18도에서 20도 안팎의 선선한 기후를 좋아합니다. 너무 늦게 심기라도 하면 첫서리가 내리는 11월 초에 배추 속이 제대로 차오르지 못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으니 표에 나와 있는 일정을 참고하시어 너무 늦지 않게, 그렇다고 늦더위에 고생하지 않도록 잘 살펴봐야 합니다.
남부지방이 중부지방보다 늦는 과학적인 이유
배추는 결구가 시작되는 시기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속이 여무는 것이 중단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보온이 잘되는 남쪽지방은 중부지방보다 수확까지 소요되는 시간적인 여유를 약간 더 부여받는 셈입니다. 지역에 따라 보통 1주일, 길게는 2주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데요. 때문에 굳이 중부지방보다 빠르게 심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 급하고 늦은 시기의 옥석을 가르는 결정타는 아무래도 날씨와 함께 순발력입니다. 작년 포스팅한 자료를 다시 찾아보니 저는 무려 2주나 시기를 어기고 결구가 약한 배추만 가득해 아쉬운 적이 있는데, 올해는 표의 일정을 지키려고 아주 열심히 메모를 해두었답니다.

폭염 속에서 시작하는 모종 심기와 밭 만들기의 정석
드디어 밖으로 나오는 참나물 잘 챙겨 담아낸 바구니처럼 야들야들한 배추 모종을 집으로 데려왔다고 가정해 볼게요. 바로 밭에 심기 전에, 저는 텃밭 상자 안에서부터 미리 경험을 진행합니다. 이른바 초크로메닐 살균제로 뿌리째 담그는 ‘침지’ 과정을 통해서 인데요.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유한겁적 살균제를 과하게 사용하거나, 비 오는 날에 심어 빗물이 잎에 닿으면서 병이 번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폭염에 약해진 환경을 최대한 피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주에 토마토를 걸출하게 텃밭에서 재배하고 계신 옆동네 이장님이 토마토 수확이 끝난 참깨 밭을 정리하시는 것을 도와드리고, 고마운 마음에 미리 배추 모종을 얼른 심을 수 있도록 밭을 빌려주셨었어요. 그 자리를 갈아엎고 두둑을 만들어보니 너무 비싼 공임을 주고 산 것을 계획했던 것과 다름이 없게 되어버려서 기쁨이 두 배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밭이 준비됐다면 이제 다음의 순서대로 심기만 하면 됩니다.
뿌리 상처 방지와 통풍을 위한 넉넉한 간격
심는 간격은 최소 40cm에서 50cm 간격을 지켜주시는 것이 좋은데요. 이는 지금의 작은 모습이 평소의 모습이라고 착각하면 절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두 달 뒤에 자랄 큰 몸집을 어느 정도 감안하여 통풍이 잘되도록 충분한 여유를 주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심는 깊이입니다. 모종의 위에 흙이 항상 넉넉하도록 조금 높게 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깊게 심으면 생장점 자체가 흙에 덮이면서 무름병이 날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흙이 모종 분에 감싸여 있는 선까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얕게 심어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흙이 고픈 시기를 맞춰 폭염에 대비하자
물론 물을 많이 주는 것보다 며칠에 한 번씩이라도 꾸준히 흙이 충분히 젖을 만큼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심은 지 3일까지는 매일 오전 중에 흠뻑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텃밭기준 일주일 여유롭게 심는 것이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포기 사이 간격에 비닐보다는 하늘이 보이는 뒷그늘을 만들어 주면 지온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튼튼한 배추를 만드는 2차 성장기 관리 요령
모종이 뿌리를 내리고 초록빛 잎이 반가운 2~3주차가 지나고, 어느새 슬슬 병충해를 신경 써야 할 시기가 옵니다. 항상 걱정스러운 것은 이미 지난해 기억이지만, 이때 배추 벌레를 제거하기 위해 무작정 약을 치기보다는 처음 심을 때부터 미리 한랭사를 씌워 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지난 주말에 전국적인 소나기가 지나가고 나서는 검거름과 유인물냄새가 강해지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서 각종 해충의 출수가 잦아졌습니다. 배추 잎 뒷면에 하얀 콕시감 있는 알덩이를 발견한다면 서둘러 제거해주세요. 배추밭 인근에서 혹시나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계신 주변 분들에게는 미루지 말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한번 꺼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화훼 전문 선배의 조언 덕분에 지난봄에는 유기 살충제를 조금만 뿌리고도 무사히 마쳤던 기억이 납니다.꽉 찬 김장배추를 향한 설렘과 그 마지막 단계에 대하여
배추 모종 심는 시기를 지키는 것이 진짜 왜 중요한지를 이제 여러분들 모두 어떤 배추 수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아마 아실 수 있을 거에요. 우리는 늦은 봄에 일손이 부족해 베스트가 지난 줄 모르기라도 하듯 텃밭 한쪽에 방치된 수박을 끊은 적이 있었죠. 그 당시에 미처 일정을 맞추지 못해서 아깝다는 생각에 급하게 심은 쪽은 11월초 수확 때 거의 얻은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에 제대로 심은 배추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그래서 더 반가웠습니다.
배추가 결구되기 시작하면 질소질 비료보다는 칼슘과 붕소 웃거름을 조금씩 나누어 주고, 포기 사이사이로 바람이 통하게 아래 잎을 정리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올해는 날씨가 무척 무덥다고는 해도 작년보다 일찍 심은 것도 아니고, 참 바람이란 바람은 다 제친 기분입니다. 자 그럼 이제 마지막 큰 난관은 바로, 이렇게 키운 배추가 병에 걸리지 아니 꿋꿋하게 결실을 맺는 일이겠지요?
오늘 배추 모종 심는 시기를 핵심으로 남은 여정을 한번 요약해 보았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표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내가 열심히 심고 가꾼 것, 그것 하나로 나는 오늘도 텃밭 구석구석을 살피며 이 모든 작은 생명이 앞으로 튼튼하게 자라나길, 겨울 내내 그 결실의 맛이 가득한 11월을 기대해 봅니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 가족의 건강을 책임질 배추 모종을 직접 만져보며 흙의 온기를 머금고 오시길 바랍니다. 저는 또 수확의 기쁨을 안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자주 궁금해하시는 질문과 답변
Q: 배추 모종 심는 시기를 늦췄을 때 수확이 아예 어려운가요?
A: 네, 시기를 너무 놓치면 위험합니다. 하지만 일주일에서 10일 정도라면 포기 사이 거리를 좁혀서라도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가능할 수 있어요. 그래도 첫 서리가 내리기 전에 배추 속이 차야 하니 가을 기온이 크게 떨어지기 전인 8월 말을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Q: 비료를 넣고 심어도 되나요?
A: 절대 안 됩니다. 보통 비료를 아무리 잘 섞어도 가스가 발생하니까 미리 밑거름을 주고 2주정도 지나서 모종을 심으면 벌써부터 말썽이에요. 심을 구멍에는 절대 비료를 넣지 마시고, 퇴비나 완숙퇴비만 섞어 주셔야 뿌리가 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