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한 봄의 입맛 되찾는 햇배추 식탁 차림

봄이 깊어갈수록 마트와 재래시장이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맘때면 보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채소가 있는데요. 바로 봄의 식탁을 책임지는 일등 공신, 햇배추입니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을 싸악 풀어 주는 고마운 식재료입니다. 오늘은 이 계절 태어난 듯 고운 속살을 보여주는 햇배추를 더욱 맛있고 오래 먹는 방법부터 풍성한 활용법까지 김치부터 요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글 한 편이면 내일 장보기가 설레실 거예요.

이번 글의 핵심만 먼저 정리해드리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이 표 하나면 시장에 가서도 어떤 배추를 골라야 할지 갈팡질팡하지 않을 자신이 생기실 겁니다.

항목상세 내용
제철4월 하순부터 6월 중순
고르는 법잎이 한 켜 겹쳐 시들지 않고, 밑동 끝이 실하며, 잘라진 단면이 연한 것은 꼭지가 작은 것
보관법이틤 채소가 물러지기 쉬우니 신문지에 싸서 세워두고 수시로 실온에서 꺼내서 보관
추천 음식백김치, 배추물김치, 겉절이, 쌈

봄의 향연, 햇배추 제대로 고르는 법

시장에 나오는 장날이면 주황색 목울대를 하는 것도 잠시, 군침부터 돕니다. 그도 그럴 게 봄나물 반찬도 좋지만, 입맛을 확 당기는 시원한 국물이 땅기거든요. 지난주 토요일 아파트 단체전에 다녀왔어요. 복작한 사람들 틈에서 보자기 상점 몇 곳을 돌고 나서야 겨우 구경하게 된 채소 가게. 그중 유난히 이파리가 파릇파릇하고 줄기가 통통한 것이 눈에 띄는 녀석이 있어서 바로 집어 들었어요. 옆에서 배추 좀 고르는 분이 보이더니 “아이고, 봄 햇배추 고르셨네. 저건 그냥 버려봐야지” 하면서 알려주시는데, 잎이 진하고 향이 진한 것이 딱 햇것이라는 거예요. 아는 맛을 본 아주머니였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어릴 적 시골에서 남의 포전 앞을 지날 때 흙에서 나는 구수하면서도 알싸한, 정확히는 겨자 성분 특유의 쏘는 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햇배추는 김치로 이용하기보다는 굵직하게 채를 썰어 겉절이를 만들거나 되직한 찜을 만들어도 맛이 없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 계절의 배추가 들어간 김치는 뭐니 해도 시원한 국물이 유일무이한데, 이건 밥 도둑이 따로 없거든요.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제 보자기에는 이파리가 곱게 말린 노랑 사과도 아닌, 딱 보기 좋은 배추 세 통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구매에서 보관까지, 오래 맛있게 먹는 작은 기술

시장에서 집으로 제대로 들여온 그 특별한 손님

무거운 쇼핑백을 벅차게 들고 집에 도착하자 시작은 그, 씻고 닦아주는 일이죠. 절대 미리 씻으면 안 된다고 해서 겉잎을 벗겨 밀봉 팩에 종이 호일로 싸서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을 아주 조금만 묻혀서 신문지에 돌돌 말아두면 몇 배는 오래 싱싀하게 보관이 가능하다고 해서요. 단, 여기서 잠깐, 그냥 방치하면 금세 시들 수 있으니 통풍이 잘되는 곳에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이틀을 보관했더니 한동안 시들지 않고 아삭한 상태가 유지되더군요.

햇배추는 김치로 담가도 맛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향이 달라서인지 그냥 굵직하게 채 썰어 돌돌 말아 쌈을 자주 해 먹는 편입니다. 기름에 살짝 구운 베이컨과 초고추장을 조금에 함께 곁들이면 한 끼 훌륭한 다이어트 한 끼가 더 돼요. 여기에 칼칼한 청양고추 양념을 더하면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죠.

어느덧 중간 계절 요리가 필요할 때

요즘 같이 기온이 오락가락할 때는 시원한 찌개에 몸을 뜨뜻하게 만드는 법이죠. 무지친 잡채, 시금치 나물을 준비할 시간에 햇배추를 넣고 뚝배기에 뜨끈하게 끓여내면 그만이에요. 육수 대신 물을 조금 넣고 한소끔 끓으면 어느새 독특한 단맛과 함께 국물 맛이 아주 진하게 우려집니다. 거기에 약간의 집된장을 풀어 매운 고추장을 넣어 시원하게 끓이면, 그것보다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완성된 보리밥을 말아서 하루 세끼 야속할 정도로 정말 든든하게 잘 먹었는데, 포만감도 오래가고 해서 주부들의 살림살이가 넉넉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햇배추

제철 햇배추와 함께하는 오늘 결심

작년까지만 해도 봄만 되면 김장을 할 때처럼 늘 바쁘게 달려왔는데, 이번에는 그 맛을 잊지 못해 미리 물가부터 알아보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날씨 좋은 주말 오후 이 녀석들 때문이 이렇게 주말을 야금야금 잡아먹을 줄이야. 그래도 이 아삭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 남은 햇배추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일 저녁에는 지난 가을 어머니가 보내주신 고추장을 꺼내 어린잎채소까지 듬뿍 넣은 해장국을 끓여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말에는 어차피 배추가 땅에 일찍 오르기 전에 밑반찬을 좀 만들어두면 좋겠다 싶어서 배추물김치에 도전해 볼 겁니다. 바쁜 평일 아침 건더기 없는 차가운 밥국물로 고생한 위장에 시원함 한 스푼을 맛보여주는 상상을 하니 벌써 절로 미소가 납니다.

햇배추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배추 관련 FAQ

Q: 배추를 고를 때 햇배추가 아닌지 쉽게 구분할 수 있나요?

A: 배추를 위에서 눌러봤을 때 통통하면서 속이 꽉 차 단단하게 느껴지고, 잘라진 밑동에 물이 흥건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특히 잎맥이 도드라지게 두껍지 않고 연둣빛이 가장 진한 것을 고르는 것이 비결입니다.

Q: 요즘 시중에 유통되는 캔 뚜껑 열리지 않아요. 햇배추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A: 생으로 쌈 싸 먹으면 향긃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에요. 다만 수분기가 많아서 오래 끓이면 물컹해질 수 있으니 찌개에 넣을 때는 마지막에 잠깐, 나물을 할 때는 소금에 저려서 물기를 꼭 짜서 무치는 것이 관건입니다.

Q: 집에 있는 배추가 시들어 버렸어요. 어쩌죠?

A: 뜨거운 물에 소금과 식초를 조금 넣어서 살짝 담가뒀다가 건져내면 다시 아삭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오래 두지는 못해요. 그럴 땐 흐르는 물에 센 불에서 겉절이 장아찌처럼 뚝 끓인 양념소스를 부어서 오이소박이보다 더 간단한 초절임을 만들어내면 버리는 곳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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